혁신성장·대외경제

혁신전략 정책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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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경제체질을 혁신하기 위한 전략으로 4대 분야 혁신(과학기술, 산업, 사람, 제도), 새로운 플랫폼 경제 조성을 위해 3대 전략투자(데이터․인공지능․수소)와 8대 선도사업을 선정․추진 중이며, 이를 이끌 핵심인재양성을 골자로 하고 있음

 

    ※ 플랫폼(Platform)경제 : 플랫폼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여러 산업에 걸쳐 꼭 필요한 인프라를 의미하며, 이를 기반으로 상품․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하는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부가가치가 창출됨

 

□ 관련 주요 정책

1)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17.11.2,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우수인력의 창업과 벤처투자자금 확대, 「창업 → 실패 → 재도전」,「투자 → 회수 → 재투자」선순환 체계 구축를 통한 혁신창업국가 실현 방안 마련

 

2)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방안(‘17.11.2,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는 “물리적 공간”인 동시에, “플랫폼 공간”으로서, 혁신성장 및 창업저변을 확산하는 토대 마련

 

   3) R&D과제 기획/선정/평가/보상 프로세스 혁신(‘17.11.14, 과학기술정보통신부)

       ㅇ 기획 필요 여부 확인하는 RFP 요건검토제 도입, 선정시 상피제도 완화 및 공정한 평가위원 구성‧운영, 연차평가 원칙적 폐지 및 단계평가 목표변경 지원, 우수 연구 참여자에게 공정한 보상체계 마련 등

 

4) 뿌리산업 혁신성장 전략(‘17.11.29,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뿌리산업은 주력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하는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6대 업종의 고부가가치화, 공정혁신, 일자리 환경조성 등 혁신방향을 제시

 

5) 판교 제2테크노 밸리 활성화 방안(‘17.12.11,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판교 2밸리를 테크노밸리와 연계하여 중관촌, 실리콘 밸리 등 해외 창업거점과 경쟁할 수 있는 혁신성장 거점으로 조성

 

6)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 지정 및 운영 기본계획(‘17.12월, 4차산업혁명위원회)

     ㅇ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창의적, 문제해결형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 내 교육과정, 교육방법, 교육환경의 혁신적 변화를 선도적으로 추진

 

7) 공공조달 혁신방안(‘17.12월,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공공조달 제도의 혁신을 통해 진입장벽 해소를 통한 창업․벤처기업 활성화, 사회적경제기업 우대, 발주기관의 불공정계약 행태 방지 등을 통한 사람중심경제 구현

 

8) 하도급 공정화 종합대책(‘17.12.27, 공정거래위원회)

    ㅇ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원․수급자간 전속거래구조 완화, 수급업자 협상력 제고,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확산, 불공정행위 감시 강화 등 23개 추진과제 제시

 

9) 코스닥시장 활성화방안(‘18.1.11,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기관투자자와 중소벤처기업 등의 코스닥 시장 참여 유인이고될 수 있도록 세제・금융지원 확대, 기관투자자‧소액주주 등의 견제기능 강화 등 제시

 

10) 금융혁신 추진방향(‘18.1.15, 금융위원회)

      ㅇ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중개기능 확대, 핀테크활성화, 금융규제 혁신 등 금융혁신을 통한 금융의 신뢰회복을 위한 과제 제시

 

11) 혁신모험펀드 조성‧운영계획(‘18.1.17,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 조성, 민간부분 투자자금 유입을 위한 인센티브 마련, 펀드간 연계성 강화 등 추진과제 제시

 

12) 정부 R&D투자 혁신방안(‘18.2.7,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분야별 패키지형 예산편성, 빅데이터 기반분석, 부처간 연계 기획, 제도개선 실적과 R&D투자 연계, 분야별 전략평가 도입 등

 

13) 서비스 R&D 추진전략(‘18.2.7,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민간 서비스 R&D세제혜택 강화, 서비스R&D 혁신추진 네트워크 구축, 서비스 R&D성과보호 강화 등 제시

 

14) 창조경제혁신센터 세부 운영방안(‘18.2.7,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혁신창업 포럼’ 등을 연중 운영하여 혁신문화의 허브공간으로 활용하고 역 중소중견기업, 대학 등으로 협력 파트너를 확대, 지역수요에 적극 대응 등 운영방향 설정

 

15) 조선산업 발전전략(‘18.4.5,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

         ㅇ 대형사의 시장 자율적 개편을 통한 구도 변화, 중견사의 구조조정 추진 및 기업간 제휴·협력, 조선-해운-금융 상생 시스템 구축 등

 

16) 한국해운재건 5개년 계획(‘18.4.5,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

         ㅇ 경쟁력 있는 서비스・운임에 기반한 안정적 화물확보, 저비용・고효율 선박 확충을 통한 해운경쟁력 복원, 선사간 협력강화 등 지속적 해운혁신을 통한 경영안정 등 추진방향 등 제시

   

17) 혁신성장 전략투자 방향(‘18.8월,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 

      ㅇ 플랫폼경제 추진을 위한 전략분야(데이터․AI․수소경제)를 선정하고 선도사업으로 바이오헬스를 추가

 

18)  7전 8기 재도전 생태계 구축방안(‘18.9.12,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중소기업인의 실패 부담을 줄이고, 재도전 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대

19) 최근 고용․경제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18.10.24,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경제 고용상황 추가 악화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으로 민간․공공투자 확대, 산업구조 고도화, 노동현장 애로 해소 등 

20) 혁신제품 공공구매 확대방안(‘18.11.1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
    ㅇ 공공기관의 혁신제품 구매를 대폭 확대하고 해당 제품의 판로를 지원하여 중소기업이 혁신성장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구축

21) 중소기업 온라인수출 활성화 방안 마련 (‘18.11.1,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

   ㅇ 온라인수출 활성화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 및 인프라 확대 방안 마련
 
22) 혁신성장과 일자리창출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과제」(‘18.11.1 금융위원회)

    ㅇ 혁신기업이 적기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받아 성장할 수 있는 규제체계, 자금공급체계, 상장시장 개편 등 환경 조성

23)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18.11.21 금융위원회)

 

    ㅇ 신용정보사에 빅데이터 업무를 허용, 혁신적 신규 Players 출현 유도, 신용정보산업 인프라 정비 등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

24) 유턴기업 종합대책(‘18.11.29, 국정현안점검회의)

    ㅇ 유턴기업의 인정범위 확대, 세제 감면 확대 등 인센티브의 질적 강화, 유턴기업 지원체계를 일원화하고,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 등 업계의견을 반영한 대책 발표

  • [경향의 눈] 혁신성장의 비밀병기


    박종성 논설위원         * 출처 : 경향신문 (2018. 8. 15)
     

    몇 년 전 미국 이론물리학계의 석학 미치오 카쿠 박사가 한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미국 과학기술계를 발전시키는 ‘비밀 병기’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과학은 풍요로움의 원동력이다. 그런데 미국은 과학교육에 있어 최악이다. 우리의 졸업생은 제3세계 졸업생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는 멍청한 세대를 배출하고 있고 바보지수는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도 과학기반이 붕괴하지 않는 이유는 비밀 병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H1B’이다. 이것 없이 구글이나 실리콘밸리는 존재할 수 없다.” H1B는 과학기술자 등 전문직 종사자에게 주어지는 취업비자를 말한다. 그는 ‘천재용 비자’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한 하원의원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H1B비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려 하자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들이 하는 일은 최첨단의 연구이고 그들이 사라지면 대신할 사람들이 없다. 그들이 산업 전체를 움직여준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미국은 첨단기술과 개방성을 무기로 세계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재 유치는 덩샤오핑 전 주석의 ‘백인 계획’에서 출발한다.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인재의 싹이 마르자 외국 유학을 허용하고 ‘매년 100명 이상의 해외 유학파를 고국으로 돌아오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의 낙후한 연구환경으로 귀국을 기피하는 인재들에게는 갖가지 유인책을 썼다. 이어 2008년 당시 후진타오 주석은 “경제·산업 발전을 위해 5~10년간 2000명의 해외 고급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천인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유학파 일류 과학자와 첨단기술 사업가들에게 집과 정착금뿐 아니라 사무실과 연구실을 제공했다.

    2012년 바통을 이어받은 시진핑 주석은 ‘만인 계획’으로 발전시켰다. 이 계획은 10년간 특출인재 100명, 과학기술 발전 선도인재 2000명, 청년 혁신인재 8000명을 발굴 지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노벨상 수상이 기대되는 과학자 100인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들어 있다. 해외에서 본국으로 돌아오는 중국인 유학생 수는 시 주석이 집권한 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건국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과학기술을 토대로 경제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중국몽’의 토대다.
      


    지난 5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중국 선전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ICarbonX)을 방문한 후 충격에 빠졌다. 물리학자이기도 한 메르켈 총리는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과감하게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것이다. 그는 귀국해 인공지능 전문가 32명을 만나 문제가 무엇인지 들었다. 그들은 연구성과의 부족과 함께 인력 유출을 원인으로 꼽았다. 메르켈 총리는 “수세기 동안, 아니 계몽시대 이래로 우리는 유럽에서 기술혁신에 있어 가장 앞선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건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1월까지 투자대책과 함께 기술인재를 유치할 전략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인재는 내부에서 키우는 게 우선이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외부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이른바 슈퍼파워인 미국과 중국은 인재 모시기에 혈안이다. 한국보다 기술력이 뛰어나고 탄탄한 경제력을 가진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어떤가. 2017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고급두뇌유출지수를 보면 참담할 정도다. 한국은 조사 대상 63개국 가운데 54위다. 그리고 해외 고급인력을 끌어들이는 유인지수는 48위에 머물고 있다. 고급두뇌유출지수의 경우 싱가포르(10위), 태국(26위), 말레이시아(28위), 필리핀(40위)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한국을 빠져나가는 토종 인재가 늘어나는 가운데 해외 인재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정부는 혁신성장을 추진하겠다면서 데이터경제, 인공지능, 수소경제를 3대 과제로 선정하고 이를 위해 혁신인재 양성에 나서겠다고 했다. 해외 연구소·기업 등으로 진출하는 인력 500명과 국내 1500명 등 연간 2000명씩 5년간 1만명의 혁신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스타트업 학교인 ‘에콜42’를 벤치마킹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칭)도 세울 계획이다.               
     

    정부가 인재를 키우는 데 관심을 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구체성이 떨어지고 비전도 모호하다. 혁신인재를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인력의 기술 수준, 기대 효과, 5년 후 대책이 불분명하다. 프로젝트를 마친 뒤 이들의 활용 방안, 국내 유인 방안도 의문이 든다. 대학-연구소-기업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접근 없이 인재 육성은 공염불이다. 범정부 차원의 장기 인재 육성 플랜이 필요한 이유다.

  • [편집국에서] 혁신성장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박현 콘텐츠2부문장     * 출처 : 한겨레신문 (2018. 7. 22)

    요즘 혁신성장이 문재인 정부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나섰으나 정작 올해 일자리 목표치가 32만개에서 18만개로 줄어들 만큼 사정이 절박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전격적으로 만나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고, 의료기기 관련 규제 완화를 독려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접근법으로는 혁신을 달성하긴 쉽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규제를 ‘암덩어리’로 규정하며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폈지만 효과는 신통찮았다. 그렇다면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와 같은 혁신은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까. 

     

    미국 실리콘밸리와 스웨덴 스톡홀름 두 곳을 사례로 들고 싶다. 10여년 전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캐피털을 방문했을 때 달러를 태우는 장면을 형상화한 이미지가 현관에 내걸려 있었다. 벤처 투자 자금이 넘쳐나는 것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벤처캐피털은 단지 투자에만 그치는 게 아니었다. 창업가의 사업 아이템을 성공시키고자 인재 영입부터 마케팅, 재무까지 거의 모든 것을 원스톱 서비스 해줬다.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등이 대학을 중퇴하고 과감하게 창업에 나서는 것은 이런 생태계가 갖춰져 있기에 가능하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 많은 세금을 걷는 스톡홀름을 사례로 드는 것에 의아해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톡홀름은 유럽지역 기술부문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15%나 유치하는 곳이다.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 수는 인구 대비로 세계 2위다. 인구가 90만명에 불과하지만 스카이프, 스포티파이 등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의 창업자 다니엘 에크도 대학 1학년 때 중퇴하고 창업 아이디어의 사업화에 나섰다. 

     

    두 도시는 경제모델이 전혀 다르지만 혁신이라는 관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뛰어난 인프라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이 ‘리스크 테이커’(위험 감수자)가 되어 불확실성이 매우 큰 창업에 뛰어든다는 점이다. 그 인프라의 상당부분은 국가와 대학 등이 제공한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들은 애초 정부의 막대한 연구개발·군사기술 투자에서 비롯됐다. 스톡홀름에선 국가의 폭넓은 사회안전망 제공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창업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험 감수 의지는 매우 약화돼 있다. 개발연대 시기 ‘정권-관료-재벌’ 주도의 위험 분담 체계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무너졌다. 이후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린 경제주체들이 너도나도 ‘위험의 외주화’에 나서면서 중소기업 종사자, 비정규직 등 약자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졌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복지 강화 등은 이런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혁신성장을 위해선 불필요한 규제의 철폐도 긴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경제주체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태도를 보이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창업에 실패해도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폭넓은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소요되는 재원 마련을 위해선 증세가 필요한데, 현 정부로선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가 거의 마지막 기회다. 또 재벌들의 문어발식·갑질 경영 행태를 뿌리뽑아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감시에 나서고 있으나 중소기업들은 지금도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하소연한다. 지난 대선 때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 출범을 공약했다는 점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 [기고] 혁신성장, 민간에 맡겨라


    박정일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 교수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8. 6. 26)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산업화가 100년가량 늦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우뚝 선 경험이 있다. 한국 경제가 압축 성장한 비결은 국민의 근면성과 교육열, 빨리빨리 문화, 대기업 위주의 수출 전략에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 인구 감소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3%가 넘어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대내적으로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노동 시장이 불안하다. 대외적으로는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 중국의 추격, 보호무역 강화로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비영리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한국이 미국보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때는 1980년대 2차 오일쇼크와 1998년 외환위기 때뿐이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이라는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밀어주는 혁신성장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중 소득주도 성장은 국민 소득을 올려 경제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수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혁신성장은 민간 기업의 혁신을 유도해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공급 중심 정책이다. 혁신성장 정책은 혁신 거점 구축, 혁신 생태계 조성, 혁신 인프라 강화,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리바바, 소프트뱅크가 세계 기업의 혁신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기술 창업으로 성공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24만 명을 채용했다.

    세계 각국은 혁신성장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스라엘은 과학기술 체제를 구축하고 우수 인력 양성에 집중한 결과 산업 생산과 수출의 90%를 혁신성장 벤처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노동개혁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을 유치했다. 혁신성장을 국가 주요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해 경제를 재도약시키고 있다. 미국은 혁신성장과 창업 전략을 백악관 산하 미국혁신국이 수립·추진해 각 부처 간 원활한 역할 조정, 필요한 입법, 효과적인 예산 집행,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

    과거 정부는 △보여주기식 정책 입안과 발표에 중점을 뒀고 △단기 성과에만 치중했으며 △집행 결과를 챙기지 않았고 △정책 추진의 연속성이 없었으며 △규제개혁을 주도적으로 하지 못한 데다 △혁신성장의 컨트롤타워 없이 각 부처가 산발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혁신성장에 실패했다.

    한국 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이 조화롭게 혁신성장을 해야 한다. 기술력을 보유한 대기업이 혁신성장을 하면 파급 효과가 빠르다. 정부가 각종 규제 철폐를 통해 우리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혁신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과 정부, 노동계가 한국 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 협조와 조정, 양보를 해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자 슘페터가 강조했듯이 민간과 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성장이 절실하다.  

  • [사설] 곳곳에 숨은 진입장벽만 없애도 성장률 끌어올릴 수 있다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8. 9. 12)

    국회에서 열린 ‘저비용항공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규 및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진입장벽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기존의 항공운송 면허기준을 완화해 신규 항공사 수를 늘리고, 경쟁을 촉진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규제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반대 이유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건 ‘과당경쟁 우려’다. 하지만 과당경쟁 논리가 이미 시장에 진입한 사업자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고 보면, 이를 빌미로 규제를 풀지 못한다는 건 잘못된 판단이다.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 단계를 고려하면 오히려 정부는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허용하면서 시장도 키우고 소비자 후생도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게 맞을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LC)만 해도 진입 검토 당시엔 찬반 양론이 많았지만 지금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78년 항공운수업 진입규제를 전면 철폐하면서 항공사 생산성은 두 배 높아졌고 항공권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라고 못 할 이유가 없다. 

    진입 규제는 항공산업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동통신에서는 제4사업자 얘기가 수도 없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수포로 돌아갔고, 철도에서는 수서발(發) 고속철도 SR이 코레일에 다시 통합되게 생겼다. 신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은 더 높다. 인터넷전문은행 논란에서 보듯이 ‘은산분리’는 진입 규제장벽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의료계는 원격의료 진입을 방해하고 택시업계는 승차공유 서비스 진입에 저항하고 있다. 

    진입규제는 경제성장률을 갉아먹고 일자리 기회도 없앤다. 2000년대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중심으로 정부 지정·허가·면허·인가 등 이른바 ‘강한 형태의 진입규제’를 절반으로 줄이면 잠재성장률이 0.5%포인트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정부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성장은 일시적이고 ‘빚의 함정’에 빠질 위험도 크지만, 진입규제 철폐는 경쟁과 혁신을 자극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사설] '제조 코리아' 부흥에 성장과 고용의 미래 달렸다


    * 출처 : 동아일보 (2018. 9. 11)

    동아일보가 10회에 걸쳐 연재한 ‘한국 제조업, 골든타임을 지켜라’ 시리즈에서 심층 분석한 우리 제조업의 현실은 위기다. 한국의 주력 산업 대부분이 이미 중국의 ‘제조업 굴기’에 밀려 내일이 불투명하다. 디스플레이와 조선, 기계 산업은 이미 중국에 경쟁력 우위를 빼앗겼고, 휴대전화는 중국에 추월당하기 직전이다. 이대로 가면 자동차, 철강도 2, 3년이면 중국에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호황을 구가하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역시 불안하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산업에 우리 돈 170조 원을 투자한다는 ‘반도체 굴기’에 나섰고, 이 때문에 3, 4년 뒤에는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화학이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예상되는 5년이 그나마 가장 긴 편이다.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일관된 지원 정책이 있다. 3년 전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핵심 기술과 부품·소재 70%를 자급한다는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도 근저를 들여다보면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다. 

    그런 중국 산업정책의 윤활유는 “일단 뭐든 해보게 한 뒤 문제가 생기면 규제를 만든다”는 철저한 사후규제 원칙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규제 개혁을 외쳐도 여당,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관료는 손을 놓고 있는 우리 실정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현실만 보면 어느 쪽이 사회주의 체제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법인세율 인상과 최저임금 급등, 지배구조 개선 압박도 견디기 힘든데 노조까지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공장이 해외로 나가는 것도 당연하다. 지난해 산업 평균 가동률은 72.6%로 19년 만에 최저다. 제조와 수출로 먹고살아 온 나라에 미래가 안 보인다. 산업정책의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중국발(發) 제조업 쓰나미에 속수무책으로 쓸려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에 뒤늦은 것만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기술력이 앞선 분야는 기술 격차를 더 벌리는 ‘초(超)격차’ 전략을 유지하는 한편 중국이 모방하기 어려운 제품을 생산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규제 개혁이 전제 조건인 것은 당연하다. 스타트업 육성도 제조업 기반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대기업을 스타트업 성장의 디딤돌로 삼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도 담보할 수 있다. 결국 고용도 성장도 주력 제조업에 달려 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한국 제조업의 저력을 다시 살려내자.  

  • [사설] OECD와 KDI의 산업 경쟁력 약화 경고 예사롭지 않다

     
    * 출처 : 중앙일보 (2018. 6. 1)
     

    국내외 유력 경제기관들이 한국 경제의 앞날에 예사롭지 않은 경보음을 날렸다. 국가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 일본어를 잘 못 해도 외국인 취업자를 50만 명이나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을 만큼 주요 선진국이 일자리 호황을 누리는 상황과 달리 최악의 실업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의 산업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득 주도 성장’의 부작용을 해외 경제기관에서도 걱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30일 ‘경제전망’에서 “문재인 정부 5년 임기 동안 최저임금을 54% 올리기로 한 계획이 한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라며 “생산성 향상 없이 최저임금만 올리면 고용은 줄어들고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한국은 생산 가능 인구가 올해부터 감소하는 데다 다음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는 이를 위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과감한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는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려면 기술 혁신과 신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하지만 문제는 그 길이 막혀 있다는 점이다. 이미 2012년부터 서비스산업발전법이나 규제프리존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대기업의 사업 확장에 이용될 뿐이라며 제동이 걸렸다. 올 초에는 일정 기간 기존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규제샌드박스 법안이 추가로 제출됐지만 역시 국회 정쟁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런 현실은 국내 기업을 질식시키고 있다. 세계적 스타트업 신기술 100개 가운데 57개는 한국에서 불법이고, 주요 4차 산업혁명 기술에서 한국은 중국에도 뒤처져 있다. 반시장적 환경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은 ‘코리아 엑소더스’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한화큐셀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신설했고, 현대자동차는 앨라배마 공장에 3억8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삼성전자·LG전자는 현지에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다. 보호무역 장벽에도 대응해야 하지만 규제와 강성 노조를 피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미국 이외 지역으로의 진출도 활발한 이유다.
     
    그 결과가 국내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에 이어 어제 GM이 공장 문을 닫아 쑥대밭이 된 군산은 이런 현실의 단면도일 뿐이다. 정부 정책 기조를 고려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어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중심 수출이 지속하면서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나머지 산업의 대외 경쟁력 약화가 커지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마치 사면초가처럼 나라 안팎에서 우리의 국가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지 않나. 지금이라도 이런 알람 벨에 귀를 기울여야 한국 경제를 벼랑 끝에서 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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