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대외경제

규제개혁 정책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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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
규제란 바람직한 경제․사회 질서의 구현을 위해 정부가 민간활동에 개입하여 기업․개인의 행위를 제약하는 것을 말하며, 시장실패 치유와 배분적 정의 실현 등이 목적임.

 

   ○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지능정보기술이 全산업분야로 확산되면서 신산업분야의 혁신적 기술․서비스가 규제장벽으로 사장되고 신산업성장과 소비자후생을 저해하는 사례가 발생.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규제개혁임

 

   ○ 현 정부는 •신산업 분야 빠른 변화 대응을 위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사전허용-사후규제) 전환,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선정, 문제해결 시까지 현장애로 해소, •중소기업·소상공인 규제차등화 추진 및 5대 분야 국민생활 불편 규제 집중 해소, •생명·안전·환경 관련 국민보호를 위한 규제의 합리적 개선 등이 중점 추진되고 있음

 

□ 관련 주요 정책

 

   1) 규제제도혁신 1차 해커톤 개최결과(‘17.12.27, 4차산업혁명위원회)

      ㅇ 금융정보자기결정권, 위치정보법률 개선방향, 첨단의료기기 규제개선 등

 

   2) 규제제도혁신 2차 해커톤 개최결과(‘18.2.6, 4차산업혁명위원회)

      ㅇ 개인정보 관련 법적 개념 체계 정비, 전자서명법 개선방향 등

 

   3)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추진방안(‘18.2.7, 경제관계장관회의)

      ㅇ 현장에서 불편을 겪는 규제, 행정부 주도 개선가능한 규제, 신시장․신기술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 등 우선 추진

 

   4) 2018년 규제정비종합계획(‘18.2.27, 국무조정실)

      ㅇ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라 각 부처는 규제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국조실에 제출(1월) → 이를 종합하여 ‘18년 규제정비종합계획 수립(2월)

 

   5) 규제제도혁신 3차 해커톤 개최결과(‘18.4.6, 4차산업혁명위원회)

      ㅇ 가명정보의 활용 범위와 목적 등에 대한 합의, 클라우드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정보등급 체계 개편, 드론 업계의 애로 해소 방안 논의

 

   6) 규제제조혁신 4차 해커톤 개최결과(‘18.9.6, 4차산업혁명위원회)

      ㅇ 융복합 의료제품 규제 그레이존 해소, 도시지역 내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 ICT를 활용한 교통서비스 혁신방안을 논의 

 

  • [시론] 규제개혁으로 혁신의 창 크게 열어젖혀야


    이수일 KDI 규제연구센터 소장      * 출처 : 중앙일보 (2018. 1. 24) 

    의료기기와 통신기기 경계에서 국내 출시가 거부된 당뇨폰, 자동차와 건설기계 사이에 끼여 4년을 허송한 트럭지게차는 융·복합을 인정하지 않아 사장되거나 희생된 혁신제품의 사례다. 자기 부처의 소관 규제에만 집착하는 칸막이 행정은 이처럼 혁신이 자유롭게 발현되는 시장환경 조성을 가로막는다.
     
    그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청와대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거론된 ‘3륜 전기 자동차’도 카테고리가 없어 출시가 지연됐던 사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존 법령에서 금지해도 시장에서 상품화가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최소한 시범사업이라도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근거 규정이 있어야만 사업할 수 있다는 전제 자체를 재검토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현재 요구되는 규제개혁에는 틀을 깨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
     
    요즘 규제개혁의 맥락은 과거와 많이 다르다. 규제는 특정한 사회적 위험을 관리·통제하려는 목적에서 도입된 것인데, 우리나라 규제는 대부분 칸막이 규제, 사전(事前) 규제다. 사회가 안정되고 융·복합 현상도 드물었던 과거에는 칸막이·사전 규제도 별문제가 없었다. 이 시기 규제개혁은 건별로 검토해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요즘처럼 기술·산업이 급속히 변화하고 융·복합이 활발히 전개되며 복잡성이 증가하는 환경에서는 과거 규제방식의 불합리성이 크게 불거진다. 규제로 관리해야 할 위험이 여러 부처에 걸칠 뿐만 아니라, 그런 위험을 미리 식별하거나 효과적인 통제 수단을 찾기도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건별 접근보다 칸막이 극복과 규제 기관의 유연한 법규 해석을 유도하는 제도 마련과 사전 규제에서 사후(事後) 규제로의 전환 등 메타적인 접근방식이 더 중요해진다.

    규제개혁이 안 되는 이유는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규제 개선에 대한 공무원의 소극적이고 경직적인 태도, 기득권 집단의 반발을 들 수 있다. 나중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사회의 우려도 사후 규제로의 전환을 더디게 한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
     
    먼저, 공직사회의 적극적인 행정을 유도하는 행정 거버넌스 구축이라는 ‘넛지’가 필요하다. 지난 정부의 ‘규제개혁신문고’가 좋은 사례다. 규제개혁신문고는 2014년 3월부터 2016년 말까지 3850건의 건의를 수용했다. 이 가운데 35%는 법규 개정 없이 단지 기존 법규를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규제 건의가 접수되면 14일 이내에 소관 부처의 담당 국·과장이 실명으로 답변하고, 답변이 미진할 경우에는 소관 부처의 1급 실장이 실명으로 소명하도록 한 제도 설계에 기인한 바가 크다.
     
    아무리 소극적인 공무원이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감사원의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효과적으로 운영됐더라면 성과가 훨씬 컸을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를 법률로 뒷받침하기 위해 정보통신융합특별법을 제·개정하기로 한 것도 옳은 방향이다.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시범사업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시범사업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 서비스가 기존 규제와 충돌하는 경우에 제한된 공간에서 다양한 조건 하에 해당 기술의 시장 출시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떠한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관찰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해당 기술의 시장 출시를 허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혹시 모를 부작용과 그에 따른 여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공무원에게 시범사업은 안전한 규제 개선 채널이 된다. 또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때문에 사회가 사후 규제를 꺼릴 경우에도 일단 제한적이나마 시장진입을 허용하는 시범사업은 사후 규제의 훌륭한 대안이 된다. 이론만 따지면서 부작용을 강조하며 규제 개선에 반대하는 이해관계자 집단을 극복하는 데에도 시범사업이 도움된다.

    사실 지금까지 규제개혁이 부진한 근본 원인은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에 대한 안이한 인식에 있을 수 있다. 최근 중국의 전방위적인 굴기(崛起)를 보고 있노라면 고효율의 일본과 저비용의 중국 사이에 한국경제가 끼어있다는 샌드위치론도 어쩌면 흘러간 좋은 시절의 얘기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력 제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이미 사라졌거나 빠른 시일 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견해가 중론이다. 미래 경쟁력의 근간이 될 과학기술·인공지능에서 이미 중국은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서두른다고 될 일도 아니지만, 우리 상황이 1, 2년을 허투루 보내도 될 만큼 한가한 시절은 절대 아니다. 긴장감을 갖고 속도감 있는 규제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 [기고] 규제개혁을 위한 제언


    전영평 대구대 도시행정학과 명예교수       * 출처 : 경향신문 (2018. 3. 5)

     

    문재인 정부도 규제개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규제개혁이 핵심 현안으로 선택되는 이유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진 제국에서도 규제개혁을 통해 큰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제 독과점 금지나 산업개방 수준의 규제개혁 약발은 잘 먹히지 않는다. 우리의 상황이 이미 그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규제개혁은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먼저, 규제개혁을 요구하는 주체 간의 합의와 협상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규제개혁이 일방적일 경우, ‘밀어붙이기식 일자리 창출 노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논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돼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많지만 고용주는 이윤 확보에 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은 정부와 기업의 욕구가 서로 타협을 이루는 방향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이 기업에 부담이 아니라 이득이 될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외국 규제개혁 정책과 제도에 대한 형식적 모방이 아닌 국내 상황에 맞는 규제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규제총량제, 포괄적 네거티브 시스템,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신산업이 갑자기 융성되는 것이 아님은 경험이 증명하는 바이다. 규제총량제, 포괄적 네가티브 시스템은 오래전에 도입되었지만 대상과 층위를 맞추기 어려워 한계에 봉착해 있다.

    규제샌드박스는 이름이 새로울 뿐이지, 실제로는 벤처창업 활성화 정책과 다를 바 없으며, 지금도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외국의 제도를 도입할 경우, 제도의 형식에 현혹되지 말고 그 제도가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 시스템과 평가 방식을 면밀히 관찰하여 시행하는 것이 맞다.
      


    셋째, 대기업의 경우 입지 제한, 인건비, 법인세 등 각종 세금 등이 걸림돌이 되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경영이 안될 정도이다. 지금은 이런 모순적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성찰적이며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넷째, 특정 집단의 민원 해결을 규제개혁으로 오인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전 정권에서 7성급 호텔 인허가, 푸드트럭 개조 등은 대표적 규제개혁 실패 사례이다. 정부는 특정 고객의 요구를 규제개혁으로 포장하는 일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다섯째, 혁신적 규제개혁, 창업자유 보장, 신산업 육성 등을 또다시 주창하는 것은 좋으나,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생명공학, 정보통신, 로봇산업,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활용 산업이 출범하였다. 지금부터의 규제개혁은 이런 산업이 크게 성공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하고, 그 결과로 일자리 창출이 최단기간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현존하는 규제에는 당연히 그 존재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도 이제는 독일처럼, 기업의 규제순응비용을 덜어주는 식의 규제방식을 도입하되, 환경 및 안전 규제는 확실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규제개혁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특히 비트코인 사태에서 보듯이 경제규제 분야에 있어서도 안전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흔히 경제분야는 경쟁의 자유 보장을 위한 규제완화를 개혁으로 인식하지만, 그곳에도 거래 안전의 확보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작정 규제완화를 추진해서는 곤란하다. 모처럼 시작한 규제개혁이 잘되기를 바란다.

     

  • [다산칼럼] 규제개혁과 공무원의 손익함수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8. 7. 16)

    지난달 27일 예정됐던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회의 개최를 불과 1시간30여 분 앞두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준비 부실 등을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회의 연기를 건의해 전격 취소됐다. 기존 대책을 재탕·삼탕하는 문제가 반복되는 데 대해 일종의 경종을 울린 것이다. 문 대통령 역시 이에 대해 “규제개혁이 답답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것은 이번 정부가 제시한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및 혁신성장의 3대 경제정책 중 혁신성장 부분에서 유독 가시적인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혁신성장에서 규제개혁은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이다. 규제개혁이 부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현재 정책 결정의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회의 정치적 편향성을 들 수 있다. 현재 야당은 규제혁신 5법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야당만 문제인가? 더불어민주당도 야당 시절 비슷한 법안에 반대한 경험이 있다. 여야가 바뀌면서 공수의 주체가 바뀌었을 뿐 국회가 규제개혁의 걸림돌임에는 차이가 없다.

    그런데 오늘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규제개혁을 선도해야 할 공무원들이 왜 규제개혁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것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지배구조에서 핵심은 권한과 책임이 분리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국가정책의 결정구조에서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느냐는 것이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당사자인 행정부를 논외로 할 때 국회, 감사원, 언론, 시민단체 등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즉, 이들은 정책입안의 당사자인 공무원 입장에서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들이다. 그런데 이들 중 잘못된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주체는 거의 없다. 모든 책임은 오직 행정부, 그중에서도 담당 공무원이 부담해야 한다.

    지난 3월 테슬라의 자율주행장치 오작동으로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는 일단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는데 1년 이상의 조사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언론도 상·하원도 비정부기구(NGO)도 특별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일단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과연 1년간 당국의 조사를 기다릴 수 있겠는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대략 예상해 보자. 사고가 나자마자 일단 언론들이 자동차 제조사 및 이를 허가한 관련 부처를 비난하는 기사를 쏟아낸다. 시민단체도 여기에 동참해 몇 가지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치권과 검찰이 나서 진상을 밝히라고 주문한다. 국회는 바로 청문회를 열어 제조사 경영진뿐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 판매를 허가한 관련 부처 공무원을 불러 다그친다. 감사원은 정책감사를 통해 판매를 허가한 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에 착수하고 최악의 경우 검찰에 고발 조치를 할지도 모른다.

    필자가 위의 예를 든 것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찬성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정책입안을 하는 공무원들이 왜 복지부동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예를 든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이론이 기반을 둔 대리인 이론의 핵심은 주인(principal)과 대리인(agent)의 이해가 일치하도록 대리인의 손익구조(payoff)를 어떻게 설정하는가다. 현재 공무원의 손익구조를 보면 규제를 풀었다가 잘돼도 크게 이득 볼 건 없지만 잘못되면 징계에다 최악의 경우 철창 신세까지 진다.

    즉 상방이익(upside potential)은 제한되고 하방위험(downside risk)만 존재하는 손익구조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오목형(concave) 손익구조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공무원의 최적 대응은 위험 회피를 위해 규제를 풀지 않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정책결정의 지배구조에서 공무원에게 왜 복지부동하느냐고 비난해 봤자 공염불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정 규제개혁을 통한 혁신성장을 하겠다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하는 만큼 정책결정의 지배구조 개선에도 진력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일자리를 늘리려면 규제개혁 요구에 더 귀를 기울여야


    * 출처 : 한국일보 (2018. 1. 3)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제도와 정책은 기업이 많은 일을 새로 벌일 수 있도록 설계해 주면 좋겠다”고 정부와 정치권에 주문했다. 에두른 표현이지만, 한마디로 규제를 혁파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한 신년 인터뷰에 이은 지적이다.
     

    이날 행사의 무게감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장관들, 정계에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3당 주요인사가 모두 참석한 데서 드러난다. 다만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다. 문 대통령은 그 대신 거제도 조선소를 방문, 이미 구조조정 적기를 놓친 특정 조선사에 정치 논리를 들이대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렀다.


    어쨌거나 지난해 한국경제는 3% 넘는 성장과 무역규모 1조달러 재진입에 성공했고, 올해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는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성장의 핵심 축인 기업 분위기가 우울하다.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과 규제에 기업이 의기소침해 현상유지에 급급한 분위기다. 기업 총수들의 신년사도 위기만 강조할 뿐 새로운 도전정신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 수출이 15% 이상 성장하면서 금자탑을 세웠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치우쳐 다른 업종은 사실상 뒷걸음질쳤다. 그나마 올해는 수출 성장세도 4%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글로벌 경제환경도 악화일로다. 원화강세 유가급등 금리상승 등 신3고 현상도 걸림돌이다. 게다가 소득주도 정책의 역효과도 벌써 나타나고 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니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이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생활물가는 오르고 가계부채는 1,400조원을 넘었다. 그래서 국민의 체감경기는 썰렁하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는 국민소득 3만달러를 찍은 뒤 위기를 맞았다.


    일자리가 최상의 복지 대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일자리는 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득주도 성장은 말 그 자체에 논리적 모순이 있다. ‘파이 나누기’이거나 ‘이전 소득’에 불과하다. 진정한 성장 없이는 고용도 없다. 일자리 창출은 시장과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사회안전망 확충에 전념하는 게 옳다. 그리고 규제와 노동개혁을 통해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대통령이 올해 국정목표로 삼은 ‘삶의 질’도 좋아진다.

  • [사설] 국민 전체 이익만 바라봐야 규제 개혁 성공한다


    * 출처 : 중앙일보 (2018. 7. 26) 

    의사가 화상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원격진료는 세계적 흐름이다. 일본은 1997년 도서벽지 환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했다가 2015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달부터는 약국에서의 원격 조제까지 가능해졌다. 중국에선 원격으로만 환자를 보는 인터넷 병원이 문을 열었다. 미국은 원격 의료에 보험 혜택까지 주고 있으며 병상 없이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로 환자를 돌보는 병원도 있다.     

     

    세계 각국은 의료 소비자의 편익과 헬스케어 산업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원격의료를 폭넓게 허용하는데 한국의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1990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18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를 넘지 못하고 18대와 19대 국회에서 좌초됐다. 오진 가능성이 크고, 대형병원만 유리하며, 의료민영화의 시작이라는 지금의 여당이 야당 시절 만들어낸 억울한 프레임에 갇혀 있다. 도서·벽지 등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의료서비스를 쉽게 누릴 수 있다는 원격의료의 장점은 무시되고 있다.

     
    지난주 원격진료 허용 방침을 밝혔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닷새 만에 말을 바꿨다.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가 아니라 의료인 간 원격의료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게 잘못 전달됐다며 꼬리를 내린 것이다. 이런 이익집단 눈치를 보는 부처에 규제개혁을 맡겨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그나마 기대가 되는 것은 매달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매달 하나의 주제를 집중 점검해 논의를 매듭짓겠다는 구상이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 전봇대’를, 박근혜 정부는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며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구호에 그쳤다. 원격의료뿐 아니라 우버 같은 차량공유서비스는 택시기사들의 반발을 넘지 못했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완화도 금융노조 등 기득권 집단의 반대로 진전이 없다.  
         
    기득권 집단의 반발과 책임지기 싫어하는 관료의 복지부동, 표심을 의식하는 정치권의 규제 본능을 넘어서야 규제 개혁에 성과를 낼 수 있다.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는 촛불집회를 통해 정권 교체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는 시민단체들이 규제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39개 보건의료·노동자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 위한 운동본부’는 정부의 의료기기 규제완화 정책을 ‘박근혜표 의료적폐’라고 비판했고, 참여연대는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규제완화와 개인정보 규제완화에 반대한다.
     
    대통령은 한때 자신을 지지했던 단체나 이익집단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과 미래의 ‘더 큰 대한민국’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 이해집단을 설득하고 국회의 협조를 얻어야 국민이 체감하는 규제 개혁을 할 수 있다. 대통령도 인정했듯이 ‘혁명적 접근’ 없이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 [사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발표, 정부는 규제개혁으로 응답하라


    * 출처 : 매일경제신문 (2018. 8. 13)

    대기업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말 LG를 시작으로 현대차와 SK, 신세계, 삼성에 이어 어제는 한화그룹이 앞으로 5년간 2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평균 4조4000억원으로 최근 3년 평균 투자액 3조2000억원보다 37% 늘어난 금액이다. 한화는 태양광 등 신성장 산업에 집중 투자해 3만5000명을 신규 고용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로써 삼성과 현대차, SK, LG, 한화, 신세계 등 6개 대기업이 발표한 총투자액만 320조원이 넘고 새로 생기는 일자리도 수만 개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들의 통 큰 투자는 성장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고용시장이 얼어붙는 우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신산업 투자가 많아 경제 체질을 바꾸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극심한 내수 침체와 세계 무역전쟁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와 고용에 나선 만큼 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핵심은 규제개혁이다. 기업이 투자를 하려 해도 규제에 막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 현장을 방문해 규제 혁신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재벌 개혁을 명분으로 대기업을 무조건 적폐로 보는 인식이다. 과거 잘못된 관행이나 불법, 편법은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에 대한 규제 완화 등 좋은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까지 대기업 특혜로 몰아가서는 곤란하다.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을 견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지나친 쏠림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을 개혁 대상으로만 보고 몰아붙이는 정책은 경제를 살리는 일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의 혁신성장 요구에 부응해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섰으니 이제는 정부가 응답할 차례다. 재벌 개혁 프레임에서 벗어나 기업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규제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의에 빠진 청년들과 저성장 늪에서 허덕이는 대한민국 경제를 구하는 길이다. 

  • [사설] 문재인 정부 규제개혁 '시늉내기'로 끝낼 건가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8. 8. 31)


    인터넷은행특례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등 주요 규제개혁 법안의 8월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의 규제개혁을 담은 게 아닌데도 반대파들을 넘지 못했다. 19대 국회 때부터 여야가 치열하게 다뤄온 법안임에도 또 정쟁에 발목 잡혀 시간만 허비한 꼴이 됐다.

    9월 정기국회로 넘겨진 규제개혁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처리되더라도 걱정이다. 논의가 ‘기·승·전·특혜논란’으로 흐르면서 규제개혁이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대표적이다. 자산 10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이어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매출이 50% 이상 일어나는 기업이라면 예외적으로 허용하자는 여야 간사단 절충안조차 ‘특정기업 특혜’ 논리에 막혔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논의에서도 대기업 특혜 논리가 걸림돌이다. 벤처기업, 스타트업, 지역기업이 나서 “우리가 먼저 죽게 생겼다. 제발 규제를 빨리 풀어달라”고 호소해도 소용없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협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야당이 아니라 여당 내 반대파가 문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는 강경파에 질질 끌려다니기만 할 뿐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떻게 규제개혁을 뒷받침하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강조해도 그때뿐이다. 의료기기, 인터넷은행에 이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통령의 세 번째 규제혁신 현장 행보만 해도 그렇다. ‘21세기 석유’라는 빅데이터 혁명, 인공지능(AI) 혁명 등이 꽃을 피우려면 보호 위주 개인정보 규제를 완화해 데이터 활용의 길을 열어주는 법제화가 시급하지만, 시민단체가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적지 않은 여당 의원들까지 동조하고 있다.

    이들이 합세해 정부가 활용을 허용하겠다는 ‘가명정보’에 이런저런 제한조건들을 붙이기 시작하면 설령 법제화된들 의미가 없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물론 청와대가 책임감을 갖고 이들을 직접 설득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이러다 문재인 정부 규제개혁이 모조리 ‘시늉 내기’로만 끝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 [사설] 말로만 규제개혁, 기업 투자와 일자리는 해외로


    * 출처 : 조선일보 (2018. 9. 13)

    네이버가 국내 규제를 피해 창업 후 최대 투자액인 7517억원을 일본에 투자해 핀테크(IT금융) 거점을 만들기로 했다. 카카오는 이미 올 연초 블록체인 자회사를 일본에 세웠다. 핀테크나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주력 분야 중 하나다. 한국에서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렸다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란 위기감으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첨단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기업 투자와 함께 당연히 일자리도 따라 나간다. 핵심 기술 인력도 나라 밖으로 간다.

    네이버가 일본에 투자하기로 한 핀테크 산업은 수십 년 된 은(銀)·산(産) 분리 규제에 꼼짝도 못하고 있다. 뒤늦게 정부가 이 규제를 완화하려 했으나 민주당 내 몇몇 의원의 반대로 아직도 발목 잡혀 있다.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카카오가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일본에서 시작하고, 한 바이오 업체는 힘겹게 개발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해외에서 선보여야 했다. 바이오·드론·AI 같은 미래 산업 경쟁에서 뒤처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 공세를 펴는 것도 외국 기업들이 제 발로 미국으로 들어와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게 하기 위한 것이다. 법인세 인하와 규제 철폐라는 당근을 풀어놓고 관세 폭탄으로 수십만개 일자리를 쓸어담고 있다. 중국·일본·프랑스 등 대부분 국가가 규제 풀고 세금 낮추며 기업 투자 유치에 혈안 이다.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 투자 실적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국 중 35위를 기록했다. 규제 완화와 노동개혁은 물 건너간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간다. 강성·귀족 노조가 운동권과 한편이 돼 권력층으로 부상했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법인세율을 올렸다. 거기에다 규제까지 기업을 옭아매니 이 풍토에서 어떻게 일자리가 생기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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