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공정경제

공정거래 정책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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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대․중소기업 간 구조적인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행태를 개선함으로써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공정한 성장기반 마련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7.7월)

 

□ 관련 주요 정책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1)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분야 불공정 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 대리점 거래 관련 상시감시를 위한 신고포상금 도입(’18.1월)

     -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자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영업지역을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법위반행위 조사협조를 이유로 계약해지 등을 통해 보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가맹사업법 개정(’18.1월)

     - 가맹본부 등이 가맹점 사업자 물품공급으로 얻게 되는 리베이트 등의 경제적 이익을 공개토록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18.1월)

    - 노무비 등 공급 원가 변동 시 하도급 금액 증액요청 권리를 하도급 업체에게 부여하는 내용으로 하도급법 개정(’18.1월)

    - 광역 지자체에 분쟁조정협의회 설치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으로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개정(’18.3월)

 

  2)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역량 강화 및 법 집행체계 개선  

    -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관련 정책 추진 및 사익편취 조사를 전담하는 기업집단국을 신설(2017.9월)하고 공정위 로비스트 규정을 시행(’17.10월)    

 

  • [기고] 프랜차이즈로 골목상권 살리려했던 참여정부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출처 : 매일경제신문 (2018. 4. 23)

    많은 이들이 직장을 나와서 외식업 등 소규모 자영업자로 창업하다가 망해 나간다. 자영업종의 5년 내 폐업률이 무려 70~80%에 달한다. 개인의 불행이자 가족의 불행이고, 또 사회의 불행이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가. 외식업은 진입에 있어 눈에 보이는 장벽이 없지만, 일단 들어서고 한번 안 되기 시작하면 판을 뒤집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말 그대로 `앉아서 망하는` 꼴이 된다. 이런 불행을 줄이려면 시뻘건 레드오션인 외식업에서 사장님의 숫자가 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나 자신에게 문제가 없다면 회사에서 조기 퇴직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분위기, 나오더라도 재취업으로 연결되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을 개업해야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잘 안착해서 실패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외식업 창업자의 3년 생존율을 살펴보면 독립형 식당의 경우 39.3%, 기업형 프랜차이즈 식당의 경우는 63%다. 생계형 외식업 개업을 하려면 프랜차이즈의 우산 아래에서 하는 것이 개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를 위해서도 낫다.

    최근 논의를 보면 정치인들과 골목 여론은 프랜차이즈는 악의 축이며 골목상권을 파괴한다는 논리로 골목에서 퇴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서민의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정부에서는 골목상권 관련 핵심 정책이 프랜차이즈 육성이었다. 자영업의 과잉 진입을 억제하고, 경쟁력이 없는 자영업자는 자연스럽게 퇴출돼 재도전 또는 직종 전환을 돕는 체계를 갖추며, 건전한 프랜차이즈 육성을 위한 단체인증제를 시행하는 것이었다.

    노무현정부는 이런 정책을 통해 경쟁력 있고 활기찬 골목 생태계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그다음 이명박정부는 이와 정반대되는 정책을 펼친다. `프랜차이즈는 악의 축`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기존 자영업자의 기득권을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갔다.

    초경쟁 산업인 외식업에서 자영업자들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정부의 프랜차이즈 규제를 줄이고 오히려 육성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프랜차이즈가 골목상권을 죽이는 게 아니라 프랜차이즈가 골목상권의 일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프랜차이즈 점주는 나쁜 사람이 아닌 서민이다.

    규제 측면에서 정부가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은 프랜차이즈의 골목상권 진출 규제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불공정한 계약 관계를 해소하는 것, 그리고 각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창업자들이 자신에게 맞고, 능력이 있는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골목 진출을 가장 반대하는 쪽은 골목의 기존 터줏대감들이다. 서민인 그들의 주장은 심정적으로는 이해된다. 문제는 기존 터줏대감들에게 표를 받아야 하는 지역 정치인들이 그들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데에서 발생한다.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최후의 한 방이 외식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아예 법제화하겠는 것이다. 이 법안은 결과적으로 골목상권의 국지적 독점을 상당 부분 보장해주는 셈이 되고, 이는 프랜차이즈의 우산을 쓸 수 없게 된 신규 창업자들의 창업 성공률을 오히려 더 낮추게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소비자의 편익은 줄어들고 후생은 나빠진다.

    기업형 프랜차이즈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독과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규제를 규정한 법률이 이미 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외식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법안은 이명박정부의 골목상권 정책의 연장선에 있고, 노무현정부의 골목상권 정책과 반대되는 방향이다. 문재인정부는 골목상권과 관련해 이명박정부의 DNA를 물려받을 것인가, 노무현정부의 DNA를 물려받을 것인가.   

  • [시론] 기업지배구조 개혁, 안전망부터 쳐야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8. 7. 13)

    우리나라는 청년실업 등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일찍 경험했고 우리보다 더 심각한 경제 불황을 겪은 일본이 아니었던가. ‘세 개의 화살’로 불리는 아베노믹스의 경기 부양 정책과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고는 하지만 기업 규제와 관련해서는 오로지 경제 논리로만 접근하는 일본의 오랜 전통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에서 입법은 주무 대신(장관) 요청에 대한 답신 형태로 이뤄지지만 실제로는 법제심의회에서 정한 로드맵에 따라 이뤄진다. 법제심의회는 관련 전문가로만 구성되고 심의 과정에서의 논의는 전부 공개되며 초안이 마련되면 다시 외부 전문가 의견을 구한 뒤 최종적으로 입법된다. 의원입법은 매우 드물다.

    그 결과 법안에 정치 논리가 개입할 여지가 적고 입법도 다른 법이나 제도와의 정합성(整合性)을 고려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의원입법이고, 정치 상황에 따른 입법이 많다 보니 정치 논리가 지배하고 그래서 제도 간 정합성은 무시되고 입법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도에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입법 순서다.


    낡은 건물을 부술 때도 순서가 있는 법이다. 파편이 튀지 않도록 안전망을 친 뒤 해야 한다. 재벌 규제, 지배구조 개혁은 모두 우리 경제의 낡은 건물을 부수는 작업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기관투자가 역할을 강화해 새 건물을 짓자는 것이다. 그런데 의욕이 앞선 나머지 안전망을 치지 않고 건물부터 부수는 꼴이다 보니 사방팔방으로 튀는 파편으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다. 현대자동차의 엘리엇 사태도 안전망 없이 건물을 부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회비용이다. 방어 수단 없이 순환출자부터 깨부수다가 엘리엇이라는 파편을 맞은 것이다.    

    일본도 지금 한창 새 건물을 짓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방법은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직후에 취한 방법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시장 완전 개방, 이사책임 강화, 특정 기관구조 강요 등 규제 강화였다. 일본은 방어 수단 다양화, 이사책임 제한, 기관구조 다양화 등 경영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규제 완화였다. 2005년 제정된 일본회사법은 미국의 델라웨어주 회사법 이상으로 유연성을 가진 법률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일본 경제가 살아나자 지금은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정하고, 세계 최초로 다중대표소송을 입법화하고, 방어 수단 남용 방지를 위한 규준을 마련하고 있다. 즉, 낡은 건물을 헐기 전에 먼저 안전망부터 친 후 그 안전망이 튼튼하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본격적으로 헌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이다.
     

    늦었지만 우리도 빨리 안전망을 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다행히 새 정부 들어서 재벌 개혁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남은 것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지배구조 개혁인데, 이런 것들은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며 기업집단의 경영 책임을 추궁하고 소수주주 대표의 이사회 진입을 위한 것이다. 

    이 지배구조 개혁이야말로 안전망 없이 이뤄지면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손발은 묶어 놓은 채 행동주의 펀드나 벌처 펀드같이 단기간에 투자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세력들에 예리한 창을 주는 꼴이 된다. 그 결과 우리나라 대표 기업을 이들에게 통째로 내줄 수도 있다. 방어 수단의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여기서도 주의할 것이 있다. 방어 수단을 도입하되 그것이 남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아울러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방어 수단이 없으면 단지 부(富)의 이전효과밖에 없는 나쁜 M&A가 횡행할 것이지만 방어 수단이 있더라도 남용을 막을 장치가 없으면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 좋은 M&A는 시도조차 하기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칼럼] 프랜차이즈 갑질을 없앨 확실한 방법


    이학영 논설실장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8. 9. 13)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밀어붙이면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내놓는 진단이 있다. 대기업과 건물주 등 사회적 강자들의 탐욕과 횡포가 정책 효과를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기업들이 약자 쥐어짜기를 멈추고 가진 자들이 조금 더 양보하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완책으로 내놓는 조치들이 ‘기·승·전·갑질척결’ 공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일 것이다.

    최저임금의 다락같은 인상에 반발한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여당 책임자들이 쏟아낸 ‘해법’은 그 전형을 보여준다.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근본 원인은 고삐 풀린 상가 임대료와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계약이다”(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갑의 횡포를 근절해야 한다”(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국무회의에서는 안도현 시인의 시까지 등장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낙연 국무총리는 ‘너에게 묻는다’는 제목의 이 시를 인용하며 “대기업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한 번씩 물어보면 좋겠다”고 했다.


    책임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걱정을 담아서 했을 얘기의 말꼬투리를 잡을 생각은 없다. 그러나 몇 가지 짚어 봐야 할 게 있다. 먼저 700만 명에 이르는 자영업자·소상공인 가운데 가맹점 사업자는 30만 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가맹본부들을 다그친다고 해서 나머지 95%의 최저임금 부담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문제가 최저임금에서 비롯됐는데, 다른 곳에 화살을 돌리는 건 정도(正道)가 아니다.

    가맹본부의 불공정과 ‘갑질’ 폐단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여당의 해결 방안도 “최선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시위 직후 내놓은 지원 대책은 가맹본부의 ‘횡포’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담았다.

    광고 및 판촉행사 비용을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할 때는 사전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규정을 무기 삼아 함부로 가맹을 해지할 수 없도록 법을 바꾸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공정거래위원회는 200개 프랜차이즈 본사를 대대적으로 조사해 가맹점들에 대한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나섰다.    


    입법과 행정력을 총동원한 정부·여당 압박에 가맹본부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과 책임을 엉뚱한 곳에 돌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점주들 반응도 시큰둥하다. 예컨대 “본사는 지금도 광고비를 집행할 때 점주들의 동의를 받고 있는데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점주의 동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바꾼들 요식행위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것이다.

    얼마 전 만난 기업인으로부터 귀가 활짝 열리는 얘기를 들었다. “가맹본사와 점주 사이의 공정한 거래를 보장하고,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도록 할 확실한 방법이 있다.” 그의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각 프랜차이즈 기업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특정 기간, 예컨대 최근 1년간 신규 가입한 점포와 이탈한 점포 명단을 올리도록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가맹점에 최선의 서비스를 하는 본사에는 가입하는 점포가 줄을 이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는 이탈 점포가 꼬리를 이을 것이다. 꼼짝할 수 없는 시장에서의 선택에 의해 나쁜 가맹본부는 저절로 도태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으로 점주들과 상생하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게 자명하다. 정부가 엄청난 인력과 시간,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도 시장 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런 것이 ‘시장에 의한 해결’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논란을 빚고 있는 상당수 정책은 이런 식으로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해법을 찾아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각 사업장과 근로자들의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로제 강행으로 빚어지고 있는 문제들도 마찬가지다. 사적 자치의 영역을 존중해 탄력적으로 제도를 적용함으로써 근로자 소득 감소와 기업 일손 부족 문제를 풀어 나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제도의 취지와 운영의 묘를 함께 살릴 수 있는 길을 외면하고 엉뚱한 ‘보완책’을 고집하면서 빚어지는 국가적 낭비가 너무도 심각하다. 

     

     

  • [사설] 총수일가 위해 지주회사 동원하다니


    * 출처 : 경향신문 (2018. 7. 4)
     

    지주회사제도는 재벌기업의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1999년에 도입됐다.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자회사 주식을 바탕으로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기대됐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내놓은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 분석결과’를 보면 당초 취지와 달리 지주회사가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주회사는 자회사·손자회사 등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편법적으로 사익을 편취하는 등 총수 일가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공정위 조사결과 SK·LG·GS·한진 등 18개 재벌 지주회사의 지난해 매출에서 자회사·손자회사 등과의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55.4%에 달했다. 이는 재벌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사익 편취) 규제대상 기업의 평균인 14.1%의 4배 수준이다. 내부거래액도 2013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4000억원으로 2.7배 늘었다. 모든 내부거래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졌는데도 거래단위가 50억원 미만이어서 이사회 의결이나 공시 의무를 피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특별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 계열사 주식 보유에 따른 배당금이 주 수입원이다. 하지만 18개 재벌 지주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8%에 그쳤다. 반면 상표권 사용료, 건물 임대료, 경영 컨설팅 수수료 등 배당 외 수익은 43.4%에 달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를 매개로 수익을 챙겨왔다는 의미이다. 특히 지주회사는 직접 출자의 부담을 지는 자회사보다 손자회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장시켰다.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2006년 9.8개에서 2015년 10.5개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손자회사는 같은 기간 6개에서 16.5개로 3배가량 급증했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지주회사가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제도라도 부작용이 나타나면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놔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을 상장사 20%, 비상장사 40% 이상에서 각각 30%, 50%로 높이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정부와 국회는 재벌개혁을 위해 도입한 제도가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법안 통과에 주력해야 한다.


      

  • [사설] 국내 대기업 경영권 무장해제 시키는 공정거래법 특위 개편안


    * 출처 : 동아일보 (2018. 7. 30)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가 어제 대기업의 공익법인과 금융계열사가 행사해온 의결권 한도를 5%로 제한하라는 최종 보고서를 내놓았다. 현재는 공익법인은 보유 지분에 따른 의결권 제한이 없다. 특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상장사를 현행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인 회사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공정위는 이번에 전달받은 권고안을 바탕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8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경영권 방어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특위가 이 같은 의결권 제한 방안을 최종안으로 결정한 것은 국내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 및 지배력 확보 방식을 전면 수정하라는 의미로 봐야 한다. 대기업 총수 일가가 우회적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정답이 없다는 지배구조나 경영권 승계 방식을 정부가 획일적 규제로 강요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는 이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하면서 민간 기업에 대한 경영 간섭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정부 여당은 외부세력이 경영권 공격을 쉽게 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까지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은 고(高)배당을 요구하는 외국 자본에 휘둘려 투자조차 망설이고 있는 현실이다.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공격을 받은 현대차가 주주가치를 올린다며 1조 원어치 자사주를 소각한 일이 불과 3개월 전에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경영권 방어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이 정부에서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급격하게 제한하겠다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보호막까지 무력화시키고 지배구조를 뿌리째 흔드는 것과 다름없다. 주요 상장기업의 지분 절반가량이 해외투자자인 상황에 한국 기업이 자칫 해외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최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주요 경영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 도입을 골자로 한 전략산업보호법안을 준비하는 등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대주주나 경영진에게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다양한 경영권 방어수단을 갖추는 상황이다. 한국도 대주주의 사익 편취나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해서라면 사후 규제를 활용하면 된다. 최소한의 경영권 안전망은 확보돼야 기업의 투자와 정상적인 경영 활동도 가능하다. 자칫 기업이 위축돼 한국 경제와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선 안 될 것이다.  

  • [사설]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검찰 책임' 더 중요해졌다


    * 출처 : 한겨레신문 (2018. 8. 21)

    중대한 짬짜미(담합)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려면,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경제 검찰’로 일컬어지는 공정위의 독점적 감시에 힘을 실어주는 ‘전속고발권’ 때문이다. 정부는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38년 동안 유지해온 이 장치를 없애기로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폐지 합의안’에 서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의 절차도 거쳤다. 국회에서 개정안을 입법하는 단계를 남겨두고 있지만, 폐지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당연한 조처다. 기업 간 담합,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 같은 불공정 행위가 끊이지 않았지만, 공정위의 제재·처벌은 약하기만 했다. 공정위의 고발권 독점이 ‘대기업 봐주기’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속고발권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런 배경일 것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전속고발권이 없어지는 4개 분야는 가격담합, 공급제한, 시장분할, 입찰담합 등이다. 그 외 시장지위 남용 같은 사건에선 지금처럼 유지가 되니, ‘부분 폐지’인 셈이다. 이와 별도로 공정위는 유통3법(대규모유통·가맹사업·대리점법)과 표시광고법의 전속고발권, 하도급법의 기술탈취 관련 전속고발권도 없애기로 했다. 이를 두고 기업 경영활동을 억누를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불공정 행위는 결국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올바른 결정이다. 고발이 남발될 가능성에 대한 대책은 나중에 다시 검토하면 될 일이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검찰의 힘을 키우는 동시에 숙제를 안긴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이라는 사전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수사, 기소를 할 수 있게 된 것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공정위와 법무부가 ‘담합 사건 자진신고’(리니언시)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것도 검찰의 권한과 책임을 키우는 대목이다. 


    특히 대기업 관련 사건에서의 과거 행적을 되돌아본다면 검찰의 짐은 더 무겁다. 공정위 고발이 검찰 기소나 재판으로 이어지는 게 많지 않았고 약식기소를 통한 벌금형으로 마무리되기 일쑤였다는 점에서 그렇다. 방망이에 솜을 두르고 때리는 시늉만 했다는 비판을 공정위만 받을 게 아니란 걸 명심해야 한다. 검찰과 공정위가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벌여 우리 사회 ‘갑’의 횡포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사설] 공정거래 전속고발권 폐지, 국회에서 재검토해야


    * 출처 : 중앙일보 (2018. 8. 22)
     

    정부와 여당이 어제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부분 폐지에 합의했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위반 사안에 대해선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다. 고발을 남발하면 기업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때부터 유지됐다.
     
    이번에 폐지되는 전속고발권은 경성담합(hardcore cartel)에 한정한다. 가격담합, 생산량 조절, 시장분할, 입찰담합 등 중대한 담합행위가 발생하면 공정위 고발 없이도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전속고발권 폐지가 실효성보다 부작용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고발이 남발될 수 있고, 이에 따라 검찰이 기업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통제권을 강화하면 기업의 생산 및 영업활동이 위축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 분야에 대한 검찰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자칫 기업 수사가 막히면 별건 수사로 이어질 수 있고, 검찰이 특정 기업을 담합 혐의로 기소한 뒤에 무죄로 판결나더라도 기업은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게 된다. 그나마 대기업은 자체 법무팀을 동원하거나 법무법인에 의뢰해 대응할 수 있으나 중견·중소기업은 그럴 여건이 안 된다.
     
    그동안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앞세워 기업을 압박하고 고위 간부 취업을 알선하는 등 제도를 악용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운영의 문제이지 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한 후속 논의를 할 때 기업·소비자 등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해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전속고발권 폐지보다는 의무 고발 요청 기관이 고발요청권 행사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수정하는 게 합리적 해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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