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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제위기는 비용 충격과 함께 왔다
- 성태윤 위원 -

2018.08.08

조회수 136

[세상읽기]  경제위기는 비용 충격과 함께 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출처 : 매일경제신문(2018. 8. 8)    원문보기

경제는 그 주기와 기간에 차이가 있지만 경기가 순환하면서 상승·하강하는 움직임을 나타낸다. 경제학의 한 분야인 `경기변동론(景氣變動論)`은 이러한 경기순환이 어떤 구조와 원리에 의해 생기는지 연구하며, 가능하면 그 진폭을 감소시켜 경제주체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다. 실제로 이 이론은 과거에 비해 발전하며 경기변동을 진단하고 대처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물론 경기변동과 관련해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고, 하나의 완전체로 통일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이론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바가 있는데 경제에 충격이 가해지면 경기변동의 진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이 크다면 통상적인 경기변동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고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침체와 회복을 보이는 일반적인 경기변동을 넘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연간 0%대로 떨어질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경험한 사례가 1970년 이후 세 번 있다. 첫 사례가 1979년 제2차 석유파동으로 세계경제가 흔들리며 경제성장률이 -1.7%까지 떨어졌던 1980년이다. 당시 이란혁명과 함께 국제 원유 공급이 급감하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유가는 1978년 배럴당 13달러에서 1980년 35달러에 이른다. 그 결과 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 충격이 우리 경제를 극심한 어려움으로 몰고 간다. 

1973년 제1차 석유파동 때는 우리가 본격적으로 제조업 산업화를 추구하기 이전이어서 유가 급등이 비용 충격 위기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에는 우리 경제가 산업화를 통해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개편된 상황이었기에 산업의 핵심 에너지원이자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가 상승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두 번째가 -5.5% 성장률을 기록한 1998년이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자체는 대외지급결제에 사용할 외환이 부족한 유동성 위기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그 이후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이미 많은 부채를 안고 있던 기업들은 원리금 상환을 위한 부채비용 급증을 감당하기 어려워 부실화됐고 경제가 급락한다. 1997년 연초 11~12% 하던 무담보 콜금리 같은 시중금리가 11월 14%까지 상승했고, 1998년 1월에는 25%까지 치솟는다. 당시 우리 경제정책을 결정하던 국제통화기금(IMF)이 금리 급등에 따른 문제를 인식하고 1998년 중반 이후 금리정책을 본격 전환하기 전까지 부채비용 충격에 노출된 상황이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마지막 사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0.7% 경제성장률이다. 당시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상징하듯 미국발 위기의 성격이 강했다. 미국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국제금융 투자자들이 재무적인 곤경에 빠졌고, 이로 인해 이들이 본사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금을 회수하자 급격한 자본 유출이 있었다. 실제 자금 유출이 심했던 2008년 1월 한 달 사이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8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자본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떠나면서 2007년 10월 종가 기준 2064까지 상승했던 코스피는 2008년 11월 1076으로 반 토막 난다. 일종의 자본비용 충격이 발생한 것이다. 주가가 이렇게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자금 조달 방식이 자기자본이든 부채이든 기존보다 높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함을 의미한다.


결국 세 번의 위기 사례는 에너지·부채·자본 측면에서 각각 성격은 다르지만 일종의 비용 충격이 있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최근 우리 경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적 시행 등 노동비용 증가와 관련된 충격이 증가하고 있다. 영향의 범위와 크기가 경제위기를 초래할 정도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비용 증가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악화되는 국제 환경 속에서 대내 정책이 또 하나의 비용 충격 요소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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