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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소득주도성장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 성태윤 위원 -

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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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소득주도성장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출처 : 매일경제 (2018. 6. 27)     원문보기

 

현재 경제정책의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것이 소득주도성장이다. 현재까지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대표 정책처럼 인식되고 있다. 최저임금 대상자의 임금을 높이고 소비할 여력을 만들어 경제 선순환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와 과중한 야근문화를 개선해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도록 하자는 의도에는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 경제는 다양한 경제주체의 상반된 이해관계와 생계가 맞물려 세심하게 설계된 정책이 아니면 선한 의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오히려 취약계층을 노동시장에서 쫓아내며 부작용을 낳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취지와 달리 시간제 취약근로자와 이들을 고용한 영세자영업자, 그리고 중소기업 근로자와 사업자들을 위기에 처하게 만들고 있다. 6개월 유예는 됐지만, 현재 입안된 경직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위반 시 형사처벌이라는 강력한 제재는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다. 물론 최근의 고용·소득분배 지표 악화가 모두 최저임금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경직성과 이중구조라는 우리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구조적 취약점에 현재 정책과 미래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함께 더해진 결과로 보아야 한다. 

정부나 공공기관 정규직같이 기존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이미 확보한 계층을 제외하면 구직자, 자영업자, 기업인 상당수가 일자리 불안과 소득 감소,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외침을 단순한 투정이나 불만 세력의 주장 정도로 간주하면 곤란하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명제하에 저소득층 지원을 하나의 `성장정책`으로 간주하며 시장과 경제 시스템에 무리가 갈 정도로 급격하고 경직적으로 정책을 추진한 것과 관련된다. 정책은 경제 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개방경제여서 기업들이 국제경쟁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과 전체 경제에서 영세자영업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중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이미 지적됐다. 

즉,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지만 생산성 향상과 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 또는 업종·지역별 상황을 고려해 노사 합의에 따라 수치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로시간 단축 역시 그 자체는 공감해도 업종이나 업무 형태를 고려하지 않고 경직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고 불필요한 사회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항상 경제성장과는 무관한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명확한 대상으로 직접 소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막연히 최저임금을 받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며 임금을 주는 계층은 여력이 있다고 가정해서는 곤란하다. 자칫 해외 소비만 증가해 내수는 개선하지 못하고, 영세자영업자들이 곤경에 빠지면서 진짜 저소득층은 아예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 

또한 소비가 증가해 경기를 부양하더라도 이것이 성장 자체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소득층 지원이 성장으로 연결되도록 하려면 경제 전체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행위와 연결되어야 한다.


개인의 인적자본을 증가시켜 근본적으로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교육·훈련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저소득층 자녀가 양질의 교육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와 재원을 제공한다든지,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한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직무교육을 제공해 다른 일자리로 재배치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 등이다. 


저소득층이 당장 어느 정도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직접 지원하는 복지정책, 구조조정이나 퇴직으로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한 계층이 특별한 기술도 없이 대출로 무리해서 자영업 창업에 나서지 않도록 직무교육과 생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들의 자녀들에게 기회의 사다리가 될 수 있는 좋은 교육 여건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 진짜 소득주도성장의 길이다. 소득주도성장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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