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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용대책, 더 과감해져야
- 나원준 위원 -

2020.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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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용대책, 더 과감해져야    원문보기


나원준 경북대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 출처 : 경향신문(2020. 04. 19)


고용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포괄적인 고용대책을 제때에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 일자리 보호, 공공일자리 보장, 고용안전망 확충의 단계로 정책을 다층화하고 세부 시책을 마련해 적극적인 재정 투입에 나서야 한다.


최우선은 일자리를 위기 전 상태에 최대한 가깝게 지켜내는 것이다. 정부와 사용자가 그 사회적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정부의 사용자 지원은 정리해고, 무급휴직, 과도한 임금 삭감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신 정부는 사용자의 고용부담을 나누어 져야 한다.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을 키워 1인당 지원액을 최대 100%로 상향하고 지원 기간도 연장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공공요금을 감면하고 사회보험료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임대료 및 임대차 보호 관련 대책도 있어야 한다.


기업의 고용부담이 더 커지면 공공부문이 최저임금 일자리를 제공해 원하는 누구든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고 나면, 정부는 한시적이나마 최종고용자로서 전 국민의 고용을 보장하는 공공서비스 고용정책을 검토해야 한다. 이 전 국민 고용보장 계획은 유엔 인권선언과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제안에서 출발해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 앤서니 앳킨슨에 이어 최근 미국의 진보적인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공공서비스 고용정책은 지역사회의 위기 극복이나 복구와 관련된 제안사업을 민간에 공모하고 지방정부가 선정된 사업을 조율 및 지원하는 형태로 추진할 수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수요에 기반한 다양한 내용의 공공서비스를 발굴해낼 것이다. 지역사회 보건과 돌봄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 생활치료시설과 공공주택을 확충하는 일자리도 만들어질 수 있다. 톱다운 방식의 자활사업에 미리 생각을 가둬둘 이유는 없다. 중앙정부는 참여 노동자의 임금을 지급하고 필요한 사업비를 지방정부 등과 분담할 수 있다.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 고용 충격을 완충하는 지속 가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자신의 선택으로 공공일자리에 참여하지 않는 노동자도 생계를 보장받고 취업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고용안전망은 최후의 방어장치다. 실업급여의 국고 지원을 늘리고 보충적 고용안전망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올해 7월보다 앞당겨 시행해야 한다.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대상도 넓혀야 한다. 경력단절 여성과 고령자가 배제되어서는 안된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생계급여가 구직촉진수당 때문에 삭감되는 문제도 검토가 필요하다.


이상의 다층적인 고용대책에는 상당한 재정이 소요될 것이다. 현재 정부의 재정 투입 계획은 국민소득의 1%를 조금 넘는 정도여서 해외 주요국에 비해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선행연구는 미국의 경우 전 국민 고용보장의 재정 순부담이 국민소득의 3%를 넘지 않는다고 추산한다. 과거 위기의 경험으로 외환시장 불안을 우려할 수도 있지만 한국 경제의 달라진 위상과 재정여력 등을 감안하면 그 위험은 관리될 수 있다. 예상 가능한 미세조정으로는 당면한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감한 고용대책이 3차 추경에 포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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