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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中 개방 40년 新전략은 ‘인재 중시’
- 정영록 위원 -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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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中 개방 40년 新전략은 ‘인재 중시’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경제학)     * 출처 : 문화일보 (2018. 12. 20)


미·중 무역 분쟁이 향후 세계 경제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경제 성장의 30%에 기여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이 지난 18일 개최한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 관심이 쏠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뭔가 의미 있는 발언을 하지 않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시 주석은 실무적인 기념식으로 일관했다. 당 원로들의 배석이 없었다. 연설내용도 원론적이었다. 다만, 행간에서 몇 가지 중요한 의미는 읽어 낼 수 있었다.


먼저, 40년 전의 중국공산당의 결정이 세계발전조류에 동참하려는 처절한 ‘각성(覺醒)’이었다는 인식이다. 실사구시를 읽을 수 있다. 한때 문화대혁명이라는 극단적인 노선 투쟁도 불사했다. 경제발전을 위해 국가 노선 수정이라는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중국식 사회주의 핵심가치에서도 잘 나타난다. 어디에도 극단적인 구호는 보이지 않는다. 


둘째, 궁극적으로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지양, 독자적인 경제를 추구하고자 한다. 세계 최대 무역국으로, 미국에 이어 4년 전 10조 달러를 넘어선 경제대국이다. 2050년의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달성 목표도 30년이나 앞당겨질 것이다. 연 1억3000만 회의 해외여행, 싱글스데이 하루 매출액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의 4배. 내수만으로 경제운영이 가능하다. 게다가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신개발은행(NDB) 등 국제개발금융기관도 다수 창립했다. 독자적인 국가 간 결제시스템의 건설로 금융 면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


셋째, 경제발전은 인재가 중심이라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이번 기념식에서 국내인사 100명, 외국인 10명 등 총 110명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국내인사는 국내파가 주축이 되지만 다수 유학파를 포함했다. 또한, 기업가 23명, 과학자(우주항공 및 환경전문가 포함) 23명, 당·군·정 행정가 19명, 학계 7명 등을 골고루 선정했다. 대부분 이공계를 중심으로 한 현장전문가이거나 기업인 등 실천가였다. 소위 플랫폼기업인 BAT 인사도 모두 포함됐다. 그만큼 인재를 중시하고 있다. 


외국인 선정도 향후 국제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프랑스 1명, 독일 2명, 일본 2명, 싱가포르 1명, 스페인 1명, 영국 1명, 미국 2명이다. 유럽을 중시한다는 것과 그 연장선상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가 추구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일·중 수교를 성사시킨 오히라 마사오시(大平正芳) 전 총리와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 幸之助) 파나소닉 회장이 포함됐다. 미·중 관계의 대응에서 일·중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읽힌다. 


국가발전은 대체로 모방, 관리, 자체 기획 및 설계의 단계를 거친다.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도 그 경로를 추구했다. 영국의 금융권 지배, 미국의 과학적 연구성과에 기반한 각종 제조업 선도는 기획 및 설계의 성과물이다. 아시아에서 전통적 산업화란 모방에 의한 관리작업이 핵심이었다. 기술도입과 인적투자를 통해 근대적 생산제도를 구축, 가성비 좋은 제품을 국내외시장에 공급해왔다. 지금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는 플랫폼 비즈니스, 드론, 로봇 등의 분야도 미국의 산물이다. 모방과 관리 영역의 연장이다. 중국이 진정으로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참신한 독자적 기획 및 설계가 관건이다. 토종인력에다가 300만 명에 달하는 유학생 출신 인재풀을 유효하게 결합, 미래 중국을 기획·설계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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