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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즈] 고소득층, 지하철 공짜 무상급식 반납하는 윤리적 소비가 필요하다
- 양채열 위원 -

2018.10.05

조회수 18


양채열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 출처 : 컨슈머 타임즈 (2018. 10. 5)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는 크게 보면 외부적 유인에 의존하는 법제도적 방식과 내재적 동기를 활용하는 문화 윤리적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법제도는 공식적, 경직적, 강제적이며 행정비용이 많이 든다. 이에 비해 비공식적 제도인 문화윤리는 탄력적이며 자발적 성격을 가진다. ‘논어 위정’편에 법치의 한계를 보완하는 덕치에 대하여 “정령(政令)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리면 백성들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고도 부끄러움을 모른다. 그러나 덕으로 이끌고 예로써 다스리면 ‘백성들은’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잘못을’ 바로잡게 된다(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고 법치가 아닌 덕치를 설파한다. 


법제도 해결책은 공식적이며 외부적 처벌보상의 유인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강제적 방식이다.  문화윤리적 방식은 인간의 자발성에 기초한 내재적 동기에 의존한다. 법제도 방식은 성악설에 근거하고 문화윤리적 방식은 성선설에 근거한다. 인간은 하나의 이론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존재다. 사회문제 해결에는 여러 이론에 근거한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다양한 행동 동기를 가진 인간에 대하여 외부유인과 내재동기(윤리)를 모두 활용해 선하고자 하는 인간동기를 활성화/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식적 법제도와 비공식적 문화/윤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하는 공진화(co-evolution) 관계이므로 두 가지 방식을 서로 보완적으로 활용하여야 효과가 크다. 윤리의식을 경제적으로 생각해보면 사회적 비용을 공감(empathy)하는 즉, “사회적 비용의 개인차원에서 내재화"라고 할 것이다.  윤리적 인간은 사적 이익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고려하는 “계몽된 사적 이익(Enlightened self interest)”을 추구한다. 자기 행동의 외부효과인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적 동물”이면서 동시에 “타인에 대한 배려/관심을 가지는 이타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노년층 지하철 무임승차제도’, ‘아동수당’ 제도, ‘무상급식’ 문제에 대하여 개선방안을 생각해보자. 먼저 노년층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는 고령화의 진전으로 무임승차 인원이 지나치게 많아져 지하철 회사의 적자누적의 원인이 되고 있다. 법제도적으로는 기회비용이 높은 출퇴근 시간에는 무료승차를 폐지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법제도화 되기 전까지는 ‘출퇴근시간 자발적인 탑승 자제’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소득자는 ‘자발적 요금납부’ 운동’을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하철을 무료 이용하게 해주는 정책은 고맙지만 이게 지하철 운영회사들의 중요한 적자 요인이란 얘기를 들을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자발적인 ‘지공거사地空居士·지하철 무임승차 노인)’거부 움직임이 개인들을 중심으로 퍼지는 것은 사회적 비용을 개인적 비용으로 공감하는 윤리적 소비자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아동수당’ 제도에는 상위 10%를 선별/제외하기 위한 행정비용이 과다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 이라고 한다. 여기에도 고소득자는 미신청운동을 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다. 예전에 문제가 되었던 ‘무료급식’도 유사하다. “이건희회장 손자도 급식을 무료로 줘야 하나? 가난한 집 아이들만 선별적으로 공짜 밥을 줘라.”는 주장이 있었으나 이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을 세금으로 공동구매하는 것으로 간주하든지 또는 고소득자가 ‘급식 펀드’에 자발적 기부할 수 있었다면 그런 비판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법제도의 미비/결점/낭비를 문화/윤리로 보완할 수 있다. 그래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 어떻게 윤리성을 높일 것인가? 윤리의 기본은 “공감에 근거한 윤리적 감정의 보편성”이다. 맹자는 인간의 측은지심에 대해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할 때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게 되어 구해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천윤리학자 Peter Singer도 “얕은 연못에 빠진 아이 구하기”를 윤리사례로 활용한다. 

이는 “생물학적 종으로서 호모 사피엔스가 지니는 윤리적/공감적 능력이 진화적으로 형성된 인간의 본성이다”라는 견해와 상통한다. 이기심 추구를 최대한 보장하는 시스템이 최선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이기심에만 기초한 사회는 인간의 잠재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반대로 이타심에만 의존한 시스템도 기회주의적인 인간의 속성을 파악/대비하지 못하는 실패한 시스템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법제도로 약삭빠른 이기적인 사람이 공익을 해치면서 사익을 추구하기 어려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 위에 타인에 대한 배려 등 친사회적행동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사회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윤리적 소비자들의 자발적 시민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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